 |
|
 |
 |
|
> 고객지원> 자료실 |
|
|
|
|
|
제목
|
[와인기행]갈색의 대지에서 탄생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2013 01/08ㅣ주간경향 1008호> |
등록일
|
2014-02-25 오전 9:53:00 |
첨부파일
|
|
내용
|
토스카나 와인을 처음 세계에 알린 것은 가볍고 마시기 좋은 키안티 와인이지만, 일등공신은 19세기 이후에 탄생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다.
몬탈치노를 여러 차례 방문하였지만 항상 가슴이 두근거린다. 녹색과 갈색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구릉들이 마치 파도처럼 전개된다. 토스카나의 전형적인 자연, 포도원과 올리브농원 사이로 키다리 사이프러스가 줄지어 서 있다. 이런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 와인애호가가 아닐지라도 감동하게 된다. 토스카나의 자연은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이요 극장이다.
몬탈치노성에서 바라본 광활한 갈색대지와 왼편에 중세마을의 고색창연한 좁은 골목이 보인다. 이탈리아 중부의 심장에 위치한 토스카나는 피에몬테와 함께 이탈리아 와인 산지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피렌체, 피사, 루카, 시에나, 몬탈치노 등 어디를 가나 고색창연한 역사의 흔적과 르네상스의 찬란한 문화가 배인 예술적인 마을들이 즐비하다. 뿐만 아니라 적당한 높이의 구릉을 따라 전개되는 토스카나 지방의 토양은 찬란한 태양과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으로 최적의 와인 생산지이기도 하다.
토스카나 지방의 주요 와인 산지로는 피렌체 남부지방에 위치한 시에나를 중심으로 키안티와 키안티 클라시코, 몬탈치노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가 있다. 또 몬탈치노와 동쪽에 이웃하고 있는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 외에 최근 수퍼 토스칸으로 유명해진 토스카나 서쪽 해안지역의 볼게리 지역이 있다.
아름다운 브루넬로의 갈색 토스카나 와인을 처음 세계에 알린 것은 가볍고 마시기 좋은 키안티 와인이지만, 일등공신은 19세기 이후에 탄생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다. 몬탈치노 역시 키안티 와인처럼 이탈리아의 토착품종인 산지오베제로 만들지만, 100% 몬탈치노 지역에서 재배된 산지오베제만으로 양조해야 한다. 몇 년 전 이탈리아 사법당국이 이 와인에 다른 품종을 배합하였다고 하여 대대적인 수사에 들어간 스캔들이 있었다. 와인의 품질 보증 제도가 얼마나 엄격한지를 보여주며 와인은 진실의 술이라는 교훈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사건이었다.
몬탈치노 남동쪽 외곽에 있는 비온디 산티 와이너리는 그 역사를 간직한 듯 오래된 사이프러스 가로수 길과 더불어 담쟁이넝쿨로 뒤덮인 건물이 인상적이다. 원래 브루넬로는 산지오베제 그로소를 표현하는 현지 방언인데, 지금은 포도품종으로 쓰이고 있다. 브루넬로는 갈색을 뜻하지만 단순한 갈색이 아닌 매혹적인 갈색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 와인을 갈색의 대지에서 탄생한 ‘아름다운 브루넬로의 갈색’이라고 하면 어떨까?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최소 2년 동안 오크통에 숙성시키고 다시 병에서 4개월 이상 숙성시킨 후, 포도 수확 5년차 1월에 출시하도록 엄격하게 법으로 정해져 있다. 이것이 브루넬로가 매혹적인 진홍색과 함께 남성적인 강건함 그리고 풍부한 과일향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는 짜임새 있는 명품와인이 된 비결이다. 브루넬로는 최소한 10년에서 심지어 50년까지 숙성하여도 여전히 그 힘을 잃지 않고 개성을 유지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진하고 강렬한 풍미 5년을 기다릴 수 없는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브루넬로의 대체품으로 수확 이듬해 9월에 출시하는 로소 디 몬탈치노(Rosso di Montalcino)가 있다. 이 와인은 투자비를 조기 회수할 수 있어 와이너리들의 자금흐름에 도움이 된다. 로소 디 몬탈치노가 비록 브루넬로와 비견될 수 없지만 나름의 개성과 풍미는 어떤 와인과도 견줄 수 있는 와인이다. 브루넬로 와인의 탄생은 몬탈치노만이 갖고 있는 테루아(토양)와 이 테루아에 맞는 포도품종의 개발, 그리고 현대적인 양조기술이 빚어낸 자연과 인간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몬탈치노는 남쪽에 폭풍우를 막아주는 해발 1700m의 아미아타산, 바다가 가까워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 해발 500m까지 이어진 점토질과 이회토의 테루아는 세계에서 가장 농축되고 강건한 산지오베제의 생산을 가능케 하였다. 물론 여기에는 클레멘테 산티 가문의 공헌을 빼놓을 수 없다. 어쩌면 오늘의 브루넬로 와인의 탄생은 전적으로 산티 가문이 없었으면 지금도 한낱 척박한 몬탈치노의 한 지역 와인으로 끝났을 것이다.
산지오베제 그로소(브루넬로)가 이 곳 토양에 맞을 것이라고 확신한 산티는 19세기 중반부터 이 포도나무를 심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 지구상에서 가장 진하고 강렬한 풍미의 위대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와인을 탄생시켰다. 현재 200여개 와이너리에서 일 년에 400여만병을 생산하고 있는 이 와인은 산티 가문의 혁신적인 도전정신이 있어 더 향기롭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몬탈치노 남동쪽 외곽에 있는 비온디 산티 와이너리는 그 역사를 간직한 듯 오래된 사이프러스 가로수 길과 더불어 담쟁이넝쿨로 뒤덮인 건물이 인상적이었다.
카스텔로 반피의 유리박물관 내부 모습. 고성에서 열리는 와인 페스티벌 몬탈치노 남서쪽 성안젤로스칼로 인근에 위치한 카스텔로 반피 와이너리는 미국에 뿌리를 둔 세계적인 와인 거상이다. 11세기 중세에 세워진 반피성에 있는 마리아니 박물관은 설립자 마리아니에게 헌정하는 세계적인 유리박물관으로 불, 유리, 와인을 연계한 테마 박물관이다. 기원전 15세기부터 로마제국시대 그리고 현대까지의 다양하고 방대한 수집품들은 유리잔을 통해 암흑기부터 황금기까지 모두 보여준다. 카스텔로 반피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답게 와인산업을 호스피탈리티 사업과 연계하여 성공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유리박물관, 와인시음장과 숍(Enoteca), 전통 레스토랑(Taverna Banfi), 14개의 방을 갖춘 고성 호텔과 와이너리 관광 등 2차 세계대전에 폐허로 변한 이 곳을 호스피탈리티 센터로 개축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남쪽으로 부드럽게 뻗어 있는 구릉, 총 2900ha(870만평)의 광활한 땅에 포도밭, 올리브, 밀, 과수원, 사슴목장을 소유한 반피의 제국을 건설하였다.
이곳에서는 최상급 와인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의 리제르바급인 포지오알로로(Poggio all‘Oro)부터 엑셀수스, 그리고 화이트와인까지 생산된다. 에노데카에서 시음한 여러 와인들 중 플래그 십 와인인 가스텔로 반피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2004 빈티지는 브루넬로 와인의 전형이었다. 진한 루비색에 체리와 블랙베리향, 가죽과 스파이시한 풍미에 산미가 강하게 느껴지나 부드러운 타닌이 입안을 꽉 채우는 풀 보디의 균형 잡힌 와인이었다. 왜 바티칸 왕국의 셀라에 납품되고 있는 와인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중세마을인 몬탈치노의 좁은 골목을 따라 해발 500m 정상에 남성미를 자랑하며 서있는 몬탈치노성에 도착했다. 성 안은 텅 비어 있었다. 14세기 시에나의 요새로 축조된 성은 여름이 되면 와인 앤드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 성의 망루에 올라서면 토스카나의 자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끝없이 펼쳐진 갈색의 대지는 이곳이 토스카나임을 말해준다. 중세 이탈리아의 정치적 혼란기였던 만큼 주인이 바뀌었던 마을이다. 지금은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와인 하나로 문화, 역사, 예술이 어울리는 낭만의 성, 토스카나의 보석이 되었다. 시에나로 가는 노을 길에 마주한 해바라기 밭과 사이프러스가 지평선을 만든 들녘을 지나면서 다양한 자연을 반영하는 몬탈치노 와인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글·사진|송점종<우리자산관리 대표, Wine MBA> j-j-song@hanmail.net |
 |
|
|
|
|